양간지풍이란?
양간지풍(襄杆之風)이란 매년 4월 무렵 영동지역에 발생하는 국지성 강풍을 말합니다.
‘양강지풍(襄江之風)’이라고도 합니다.
강원도 양양, 간성, 강릉 지역에서 주로 발생합니다.
봄철 남고북저의 기압 배치 상황에서 서풍의 기류가 형성될 때 주로 발생하며, 영동지역 봄철 대형 산불의 주요 원인입니다.
양간지풍 발생 원인
양간지풍은 해마다 3~4월 무렵, 이동성 고기압이 한반도로 이동하여 상층에 대기가 불안정한 역전층(inversion layer)이 강하게 형성될 때 발생합니다.
영서지방의 차가운 공기층이 태백산맥과 상층의 역전층 사이에서 압축되면서 속도가 빨라지고, 태백산맥의 급경사면을 타고 영동지방으로 불어 내려가면서 강한 바람으로 변합니다.
양간지풍은 푄 현상(Foehn Wind)의 일종으로, 해마다 늦은 봄에서 초여름까지 영동지역에 동풍이 불 때 습기가 많은 동해안 공기가 태백산맥을 넘으면서 수증기의 응결에 의해 영동지방에 비가 내린 후 영서지방에 고온 건조한 바람을 일으키는 ‘높새바람’과는 방향이 다르며, 그 현상이 일어나는 이유도 약간 다릅니다.
양간지풍의 순간최대풍속은 35.6m/s까지 관측된 기록이 있습니다.
양간지풍 영향
양간지풍은 특히 영동지방 산불이나 대형 화재의 오랜 원인으로 주목받아왔습니다.
<조선왕조실록>과 <승정원일기> 등에도 1489년(성종 20년) 때의 대화재와 낙산사 화재 이후 양양, 강릉, 삼척 등 일대에 산악지역과 민가를 모두 태우는 봄철 대형 화재가 자주 발생했음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기록 가운데에 '산화폭발(山火爆發)', '산화치열(山火熾烈)', '대풍졸기(大風捽氣)', '화괴비무(火塊飛舞)'같은 표현이 있는 것으로 보아 국지적 돌풍이 화재의 확산에 큰 영향을 주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영동지방에는 '양간지풍'의 영향으로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했습니다.
1996년 발생한 대형 산불인 고성산불(1996.4.23.~4.25.)은 최대풍속 27m/s이었으며, 피해지역 3,762ha, 피해액 230억 원에 이르렀습니다.
2000년 고성 등 5개 지역에서 발생한 동해안산불(2000.4.7.~4.15.)은 최대풍속 23.7m/s, 피해지역 794ha, 피해액 360억 원이었고, 2005년의 양양 산불(2005.4.4.~4.6.)은 최대풍속 32m/s, 피해지역은 973ha, 피해액 276억 원이었으며, 이때 낙산사 대부분의 건물이 소실되기도 했습니다.
2019년 4월 4일 고성군 토성면 도로변의 전기개폐기 불꽃으로 발생한 속초·고성 산불은 '양간지풍'의 영향을 받아 최대풍속 35.6m/s의 바람을 타고 확산되었습니다.
피해지역은 속초·고성 지역 250ha, 강릉·동해 지역 250ha, 인제 지역 25ha 등 525ha로 집계되었습니다.
고성·속초·강릉·동해·인제 지역에 '국가재난사태'와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었고, 산불로 인해 피해를 입은 사망・부상자 지원, 사유시설 및 공공시설 피해에 대한 복구의 국비 지원과 피해주민의 생계구호를 위한 재난지원금 지원과 공공요금 감면이 시행되었습니다.
2020년 4월 24일 경북 안동시 풍천면과 남후면 일대에서 발생한 안동 산불(2020. 4.24~26)도 '양간지풍'과 같은 국지성 강풍의 영향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안동 산불은 24일 풍천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강풍의 영향으로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남후면 일대로 번져 산림 800ha를 태우고 진화되었는데,
남고북저의 기압 배치에서 안동 서쪽의 소백산맥이 양간지풍을 일으키는 태백산맥과 유사한 기능을 하여 국지성 강풍을 유발한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2020년 5월 1일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에서 발생한 고성 산불도 양간지풍의 영향으로 급격하게 인근 학야리와 운봉리 일대로 확산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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